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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나를 힘들게 해도 나답게 살 수 있을까요?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작가 인터뷰

밑미 고민 상담소
나를 사랑하고 싶은 델리만쥬의 고민
델리만쥬의 고민
나를 사랑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19살 여고생입니다. 현재 기숙사가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일요일에 입소하고, 토요일에 퇴소하기 때문에 가족을 만날 시간도, 개인만의 시간도 현저히 적습니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렸어요. 주말마다 울기도 했었고, 정신과를 가서 치료도 여러 번 받았어요. 살기 위해서 저 스스로를 사랑하고 싶은데,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막막해요. 어제까지만 해도 죽여버리고 싶던 저 자신을 어떻게 하면 사랑할 수 있을까요? 간단한 것이라도 좋으니, 가르쳐주셨으면 좋겠어요.
밑미 메이트 강원의 답변
"스스로를 사랑하기라는 먼 곳을 향해 무작정 애쓰는 대신, 나에게 가까이 자주 물어보자."
안녕, 델리만쥬. 나는 강원이라고 해. 먼저 편지를 보내줘서 고마워. 존댓말로 답장을 써내려가다가 문득, 그냥 옆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듯 편하게 얘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름도 가볍게 델리라고 부를게.
네가 보내준 편지를 반복해서 읽었어. 너의 상황을 전부 다 헤아릴 수 없다는 것도, 도움이 될 완벽한 해결책을 제안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어떻게든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 네가 쓴 문장과 문장 사이에, 오래전 내가 통과했던 시간이 엿보이는 것 같았어. 이 답장을 잘 써내면 그때 힘들어하던 나에게도 어쩐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까지 들더라고. 19살. 기숙사가 있는 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 너는 아마도 입시라는 목표를 중심으로 생활 전부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겨야 하는 상황에 있지 않을까 추측해봐.
아, 내가 그 시절을 통과했다는 건,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했다는 의미는 아니야. 힘들었던 시간은 나름대로 어떤 의미로 나의 일부로 자리 잡는 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게 되었다고 표현하면 적절하겠다. 그래서 편지에 쓴 "어제까지만 해도 죽여버리고 싶던" 마음을 감히 알 것만 같아서 답장을 시작하지 못하고 편지만 읽고 또 읽었던 것 같아. 세 번쯤 읽었을 땐 "살기 위해서"라는 표현이 아팠는데, 한 번 더 읽고 나선 그 뒤가 보이더라. 너 자신을 사랑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지? "살기 위해서 저 스스로를 사랑하고 싶은데". 어쩌면 이미 시작된 것인지도 몰라. 이런 절실한 마음을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뭘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네 편지를 받고 떠오른 나의 어느 시절에 '살고 싶어서 죽어버리고 싶은 요즘'이라고 일기에 썼던 날이 기억났어.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 사랑하지 않는데 사랑하려 하니까 그 자체로 실패한 것 같아 힘들더라고. 우리는 어쩌면 사랑조차 나 자신에게 강요하려는 건 아닐까. 네 편지를 읽으면서 나 자신과 관계 맺기에 서툴렀던 그때의 나를 떠올렸어.
편지를 다 읽고 생각했어. 네가 정말 궁금하다! 궁금해서 묻고 싶은 게 많아지더라고. 기숙사가 있는 학교는 입시를 위해 다니는 게 맞는지. 주말에만 집에 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럼 방은 혼자 쓰는지, 룸메이트가 있는지. 단체 생활이 불편하지는 않은지. 학교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은 있는지. 요즘에도 주말에 자주 우는지. 1학년 부터 시작된 우울을 지금까지 어떻게 견뎌왔는지. 혹시 버티고 또 버티느라 지친 건 아닌지. 무엇보다, 이 답장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당장 너는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혹은 원하지 않는지. 어떠한 의무나 제약도 없다면, 델리 네 마음대로 뭐든지 할 수 있다면, 지금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 나도 이렇게 묻고 싶은 게 많은데 너는 너 자신에게 궁금한 건 없는지.
스스로를 사랑하기. 많이들 얘기하는데, 나는 이게 가끔 너무 부담스럽다고. 특히, 마음이 바닥을 치는 날에는 그냥 모든 걸 비웃어버리고 싶기도 해. 아무 힘도 남아있지 않을 땐 사랑이라는 단어가 너무 거창해서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믿어버린 적도 있어. 그런 나에게 네가 묻고 있어. "어떻게 하면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간단한 것이라도 괜찮다고 했으니, 우리 정말 아주 간단한 것 하나만 해보자. 만약에 사랑의 시작이란 게 있다면 그건 궁금한 마음이 아닐까 믿는 편이야. 사랑하기 전에 궁금해하기. 나는 델리 네가 너 자신을 궁금해하는 마음이 커지면 좋겠어. 모든 관계가 깊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그건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어제까지만 해도 미친 듯이 미워했던 누군가를 하루아침에 사랑한다는 건 불가능하잖아. 그래도 포기할 수 없고 평생같이 가야 하는 게 나 자신이라면, 일단 질문을 던져보는 거야. 아침에 눈을 뜨면 기분이 어떤지.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억지로 일어나려고 하는 건 아닌지. 그럼에도 몸을 일으키는 나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해내는 내가 대견한지 아니면 지겨운지. 스스로를 사랑하기 라는 먼 곳을 향해 무작정 애쓰는 대신, 우리 자신에게 가까이 묻고 자주 물어보자. 그러다 보면 사랑까지는 몰라도 아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언젠가 내가 완전한 내 편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말이야.
편지를 마무리하기 전에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어. 내 얘기를 이 편지에 다 털어놓을 순 없지만, 나도 우울을 안고 일상을 견디는 고단함을 알아. 그래서 말인데, 일단, 오늘, 여기까지 오느라 너무나 애썼어. 그렇게라도 자신을 이끌고 온 네가 진심으로 대견해. 본인은 모를 수 있지만, 이미 너는 너 자신을 여기까지 돌봐온 힘이 있는 사람이야. 그 힘이 있어야 자신을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있다고 나는 믿거든. 분명 그 힘이 네 안에 있다는 걸 절대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여기까지 쓰고 보니 어쩌면 이 답장은 내가 옛날의 나에게 쓰는 편지 같다는 생각도 드네. 너에게 힘이 되고자 했던 목표가 망한...것 같지만, 너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델리, 너의 얘기를 들려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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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만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것 적어보기
두렵지만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것 적어보기
새로운 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하려고 할 때는 자연스럽게 두려운 마음이 올라와요.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 조승리 작가도 새로운 도전 앞에서 무섭고 주저할 때가 많다고 해요. 하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있기에, 또 깨지고 좌절한다 해도 그 모든 것이 결국 자신을 성장시킬 거라 믿기 때문에 두려워도 용기를 내고 도전을 선택한다고 해요.
이번 주에는 지금 나를 주저하게 만드는 새로운 도전이 있다면 적어봐요. 그 도전이 망설여지는 이유, 그럼에도 그것을 시도했을 때 내가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함께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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