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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공백기 때문에 불안하고 두려운 무지의 고민
무지의 고민
"길어지는 공백기 때문에 불안하고 두려워요.
퇴근길에 여기서 굴러떨어지면 내일 출근을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하다가 화장실에서 몰래 우는 일을 반복하다가 퇴사했습니다. 그동안 경력을 잘 쌓았으니 시장 상황이 안 좋아도 괜찮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네요. 어느새 공백기 8개월 차가 됐습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그동안 나는 뭐한 건가 싶고, 먼저 이직에 성공한 친구들을 보면 너무 부럽고 조급해져요.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없는 나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모아둔 돈이 줄어드는 걸 볼 때마다 불안해요. 공백기 동안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닌데 서류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나 성과는 없고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서 두렵습니다.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쫓기는 삶이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멈추고, 나에게 깊숙이 온전히 몰입하는 경험을 해보세요.
반가워요. 잘 왔습니다. 무지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났습니다. 일이 뭐라고, 직장이 뭐라고 한 사람을 이렇게까지 몰아세우고 바닥을 치게 하는 지요. 많이 불안했을 텐데 나를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어 퇴사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잘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을 텐데 충분히 쉬지 못하고, 다시 취직 준비에 마음 졸이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봐 염려되네요. 내 마음이 위축되어 있으니 친구의 기쁨에 내 자신의 초라함이 도드라져 보여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가뜩이나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한 번 더 비난하거나 다그치지 않기를 부탁합니다.
짧은 고민글로는 무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마음으로 일을 대하고 있는지, 얼마나 벌고 어떤 생활을 하며 살고 싶은지 알 수 없어서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무지가 원하는 것을 얻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시도는 이미 하고 있으니 저는 그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이야기들을 조금 보태려고 해요. 무지는 서른 즈음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요. 십 대 이후에는 공부하고 시험 보고 진학하고 취직하는 평균의 과정들을 지나왔을까요. 그 끝에서 넘어져 회사를 나온 후에도 여전히 재취업을 중심에 둔 관성에 따른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잘 안되고 있네요. 잘 되면 좋겠지만 지금은 아니네요. 어쩌면 지금이 노력과 집중력이 부족하다. 조금 더 집중하면 곧 될 거다. 뭔가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 와 같은 무지가 달려가고 있는 방향으로 더욱 등을 떠미는 생각들을 잠시 멈춰볼 때는 아닐까요. 올해의 남은 몇 개월 만이라도 지금의 트랙에서 물러나 보면 어떨까요. 지난 삼십 년, 무지의 인생 삼 분의 일을 회고하는 시간으로 삼아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안 풀리는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확실히 끊고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라도요.
차근차근 어릴 적 나는 뭐하기를 좋아하는 애였지? 무슨 소리를 많이 들었지? 어떨 때 진짜 뿌듯하고 행복했지? 뭐가 유난히 힘들었지? 어떤 사람과 잘 맞거나 참 안 맞았지? 와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고 하나하나 답해보세요. 일에서도 관계에서도요. 특히 일에 관해서는 얼마나 좋아하는 지, 얼마나 맞는 지, 얼마나 잘하는 지 등에 따라 어릴 때부터 어떤 꿈을 가졌고, 목표들은 어떻게 변해왔고, 어떻게 공부했고, 어떻게 일했는지 더 자세히 살펴보세요. 휘발되지 않게 글로 쓰면서 정리해 보세요. 불안한 감정이 올라오면, 나에게 시간을 줘. 곧 다시 달릴 테니 지금은 나의 과거를 회고하고 지금의 나를 분명히 이해하는 데 집중하자. 말해주세요. 잘 모르겠고, 막히면 훌쩍 바람 쐬러 떠나도 보고요. 쫓기는 삶이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멈추고, 나에게 깊숙이 온전히 몰입하는 경험을 해보길 바라요. 혼자 하기 힘들다면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 등을 통해 심리상담을 해보는 것도 좋고요.
그리고나서 다시 지금의 고민으로 돌아와 다음 걸음은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내딛지? 결정하고 시작하세요. 친구들의 방향과 세상의 속도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쪽으로 내가 갈 수 있는 속도로 가세요. 뻔한 얘기지만 정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무지의 인생이니 무지가 선택하고 무지가 움직이고 무지가 책임져야 하니까요. 그러니 무지만의 중심을 찾고, 꼭 붙드세요. 최근에 읽은 책, 일터의 소로 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을 전하며, 이 답변글도 마무리하려고요. 과정이 즐거우면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어쩌면 목적지에 이르지 못해도 괜찮고요. 무지가 지금 어디에 있든 오늘의 기쁨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응원을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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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엇이든, 창조적 활동 시도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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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 없는 휴일에 뭘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뭔가를 소비해야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이번 주에는 소비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창조하며 시간을 보내는 연습을 해보세요. 낙엽을 주워 그림을 그려도 좋고, 예쁜 돌멩이를 모아 나만의 패턴을 만들어 볼 수도 있어요. 춤을 춰도 좋고 시를 지어봐도 좋아요. 그게 뭐든 시도해 보세요. 소비로는 얻지 못하는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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